2.7웹 디자인의 빅뱅이론
사용자와 처음부터 좋은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
TL;DR
홈페이지는 기본사항을 전부 고려해서 만들었다고 마음을 놓는 찰나 '아 이것도 추가해야하는데...'하는게 떠오른다. 한번 홈페이지에 포함되어야 하는 요소를 전부 떠올려보자.
- 사이트의 정체성과 역할: 사용자가 접속하는 즉시 이 사이트가 뭘 하는 곳이고 왜 존재하는지 알아야 한다. 가능하다면 왜 다른 사이트 말고 이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주면 좋다.
- 사이트 계층구조: 사이트가 제공하는 내용의 개요를 보여준다. 어떤 내용을 볼 수 있는지, 어떤것을 할 수 있는지 등이다. 주로 고정 내비게이션이 이 역할을 ㅎ나다.
- 검색: 눈에 잘 띄는 곳에 검색 상자가 있다.
- 관심을 끌 만한 요소: 마치 잡지 표지처럼, 안에 좋은 내용이 있다고 유혹해야 한다.
- 콘텐츠 홍보: 헤드라인이나 할인 폭이 큰 제품처럼, 최신 콘텐츠나 인기 콘텐츠를 강조한다.
- 특집 홍보: 사이트의 추가 섹션이나 특별한 내용을 확인하라고 사용자를 부른다.
- 신규 콘텐츠: 사이트의 성패가 사용자의 재방문에 달려있다면 홈페이지 콘텐츠를 자주 업데이트해야 한다.
- 제휴 광고: 광고나 상호 판촉 광고 등을 보여주는 자리.
- 바로가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처럼 가장 많이 읽히는 콘텐츠는 홈페이지에서 바로 이어지는 링크가 있으면 좋다.
- 등록: 처음 방문한 사용자는 등록 안내용 링크나 텍스트 상자를, 기존 사용자에게는 "안녕하세요 ~~님" 같은 인사를 표시하면 좋다.
홈페이지는 위와 같은 구체적인 요소들 뿐 아니라 추상적인 목표도 몇 가지 달성해야 한다.
- 사용자가 찾는 내용 보여주기: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이 사이트에 있다면, 사용자가 내용을 찾을 방법을 명확히 보여준다.
- 사용자가 찾지 않는 내용도 보여주기: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찾던 건 아니긴 한데 혹시 관심이 있을 훌륭한 콘텐츠도 노출할 필요가 있다.
- 어디서 시작할지 보여주기: 처음 방문한 사용자에게는 어디서부터 봐야할 지 알려줘야 한다.
- 신뢰 쌓기: 홈페이지만 보고 나가는 사용자도 많다.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추가적인 제약들
하지만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 홈페이지 공간은 누구나 원한다: 홈페이지만 보고 나가는 사용자들도 많기에, 홈페이지는 다른 어떤 페이지보다 트래픽이 많다. 가장 뷰가 좋은 땅이다.
- 사공이 많다: 홈페이지는 누구나 의견을 내려고 할 만큼 중요한 단 하나의 페이지다. CEO도 포함된다.
- 모두의 취향에 두루 맞아야 한다: 홈페이지는 하위 페이지와 달리 사이트에 방문한 모든 사람을 유혹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어야 한다. 모두의 취향이 제각각인데도 말이다.
영역싸움의 첫 번째 사상자
홈페이지는 수행할 임무가 많기에, 아무리 훌륭하게 디자인한다고 해도 그 복잡한 임무를 다 할수는 없다. 타협을 해야할 순간이 오고 타협을 하다보면 하나라도 더 집어넣고, 그러다보면 자리를 잃는 항목도 생긴다.
가장 많이 놓치는 요소는 전체적인 그림이다. 새로운 사이트에 처음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홈페이지는 최대한 빠르고 명확하게 아래의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이게 무슨 사이트지?
- 이 사이트에서 무엇을 할 수 있지?
- 이 사이트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 거지?
- 비슷한 다른 사이트가 있음에도 이 사이트를 사용해야할 이유는 뭐지?
이 기본적인 부분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페이지에서 본 모든 것을 바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스티브 크룩은 이걸 웹 디자인의 빅뱅이론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아는 빅뱅이론처럼 새로운 웹 사이트나 웹 페이지에 처음 접속한 몇 초가 매우 중요하다는 아이디어에 기반한다. 어떤 웹 사이트가 보기 좋은지, 콘텐츠 양이 많은지 적은지, 어떤 부분이 흥미를 끄는지 등 첫인상을 형성하는 정보는 단 1,000분의 1초(50밀리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이 판단은 잘 바뀌지 않는다. 즉 사람들은 굉장히 빠르게 판단을 내린다.
물론, 다른 부분도 모두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길을 안내하고 광고를 보여주는 부분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부분들은 잘 빠뜨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이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사이트의 핵심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시키는데 관심을 잘 기울이지 않는다. 주로 이런 변명을 한다:
- 필요 없다. 누구한테나 뻔히 보인다: 사이트를 만든 사람한테나 그렇다.
- 설명은 한번 보고 나면 귀찮은 존재가 될 뿐이다: 사이트에 방문할때마다 똑같은 내용이 보인다고 안 오는 사람이 어딨는가? 설명이 너무 길지만 않으면 상관 없다.
- 우리 사이트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알아낼거다: 우리 스스로를 돌아봤을때, 기능이 이미 있었는데 '이런게 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한 적이 얼마나 많던가?
- 광고에서 설명했으니 됐다: 광고를 이해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이 사이트에 왔을때 광고 내용을 기억하며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홈페이지가 아직도 그렇게 중요하다고요?
웹 초창기에 비하면 홈페이지의 중요성은 크게 줄긴 했다. 예를 들어, 이제는 SNS 링크를 통해 사이트 한복판으로 바로 진입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이젠 모든 페이지가 홈페이지처럼 사용자를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용자들은 링크를 통해 사이트 한가운데로 순간이동해서 접속한 페이지를 둘러본다. 그 다음에 자신이 있는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해본다. 이런 행동이 계속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잘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중요한 메시지는 이렇게 전달하라
홈페이지의 모든 부분은 사이트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이트인지 명확한 안내가 담겨 있을거라고 사용자들이 짐작하는 곳은 세 군데다:
- 태그라인: 한 기업의 특징을 설명하는 함축적인 한 구절로, 예전에는 사이트 로고 옆에 주로 배치되었다.
- 환영 문구: 홈페이지 상단 왼쪽이나 중앙 콘텐츠 부분처럼 홈페이지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인다.
- 더 보기: 혁신적인 제품은 설명을 좀 필요로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통상 그런 설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에서 짧은 동영상을 보는데 익숙해진 요즘 사용자들은 그런 동영상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메시지들은 아래와 같이 전달하면 좋다:
- 필요한 만큼 공간을 마음껏 사용하기: 새로운 유형의 제품이라면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 홈페이지의 많은 부분을(페이지상 거의 모든 요소) 어떤 사이트인지 설명하거나 설명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겨도 된다.
- 필요한 정도 이상의 공간을 사용하지 마라: 다만 홈페이지 전체를 메시지 전달에 할애하면 사용자의 몰입도가 떨어지기 쉽다. 메시지는 간결하게 전달하라.
- 기업 강령을 환영 문구로 사용하지 마라: 아무도 안 읽는다.
- 홈페이지는 반드시 평가를 거쳐야 할 아주 중요한 요소다: 여러분 스스로 내린 판단을 믿지 마라. 홈페이지 디자인을 조직 외부 사람에게 보여주고 디자인이 역할을 잘 하는지 꼭 확인해야한다. 빠진 내용이 '핵심적'일수록 내부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Nothing beats a good tagline!
태그라인은 기업의 특징을 설명하는 함축적인 한 구절이다. 여기에는 그 기업이 하는 활동에 대한 소개와 그 기업이 훌륭한 이유가 담겨 있어야 한다.
태그라인은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다. 사이트의 목적을 단순한 문구로 표현한 데다, 보통 사용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좋은 위치에 두기 때문이다. 태그라인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특성은 다음과 같다:
- 좋은 태그라인은 명확하고 유익하다. 또, 사이트나 회사가 하는 일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되 과하게 길지 않다. 6-8 단어 정도가 적당하다.
- 차이점을 전달하고 명확한 이득을 보여준다. 제이콥 닐슨은 해당 서비스에만 적합한 문구가 좋은 태그라인이라고 말한다.
- 나쁜 태그라인은 포괄적이다. 고결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할법한 기업 모토와는 다르다.
- 좋은 태그랑니은 매력있고 생생하며 때론 기발하다. 물론, 기발한 표현을 위해 가치 전달이 불투명해진다면 기발한 건 의미가 없다.
태그라인 따위 없어도 그만이야
태그라인 없이도 잘 운영되는 사이트들도 있다. 하지만 스티브 크룩은 그런 사이트에도 태그라인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 질문
사용자가 자신이 도착한 사이트가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다고 해도 하나의 숙제가 아직 남았다: 어디서부터 봐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사용자가 홈페이지를 잽싸게 둘러본 것 만으로도 검색, 브라우징, 가장 많이 찾는 내용 등을 어디서 하고 봐야할지 알게 해줘야한다. 모든 것을 눈에 띄게 하려고 하다보면 진입 지점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고 싶은 이유
홈페이지에서 특정 요소를 도드라지게 할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그 효과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서 특정 요소를 도드라지게 하면 트래픽이 확실히 높아지고, 이로 인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는 공유지의 비극을 낳을 뿐이다. 과잉 홍보로 홈페이지를 뒤덮지 않으려면 꾸준히 조심해야 한다. 딱 하나만 더 넣자는 욕심은 끊임없이 샘솟기 때문이다.